귀하 다는걸 뒤늦게 알았기에 더 뭉클한 졸업식
소명교육공동체 6기 졸업생
장유신
이 글을 쓰는 날은 소명학교에 처음 들어온 지 정확히 6년이 되는 날이다. 7학년 때 처음 학교에 들어와서 낯가림이 심하고 말도 별로 없는 그런 학생이었다. 학교생활도 열심히 하지 않았다. 7학년부터 12학년까지 6년 동안 소명학교에서 생활하면서 여러 가지 어려움들이 있었다. 그러나 그런 나에게 선뜻 다가와주고 기도해주고 사랑해준 모든 분들 덕분에 졸업식날 사회자라는 자리에 서서 진행할 수 있었다. 어떤 분들은 내가 사회자로 서있는 것 자체가 소명학교에서 자라고 성장하고 성숙할 수 있다는 증거라고 하셨다. 사회자라는 게 어떻게 보면 부담스럽고 떨릴 수 있지만 그런 의미 있는 소명학교 졸업식에서 사회를 맡았다는 건 감사하고 기뻐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사회자는 졸업식에 함께한 부모님들, 친구들, 선생님들의 표정을 볼 수 있는 위치다. 모두들 행복해 보이시고 코로나19로 축소된 졸업식이었지만 참석한 분들께 사회를 보면서 웃음도 중간중간드릴 수 있어서 내심 행복했다. 졸업의 순간까지 서로에게 힘이 되며 제6회 소명졸업식을 맞이해서 감격스러웠다.
소명학교에서 사회적 아픔이나 사건을 알게 되며 섬기고 싶은 분야들이 생겼고 꿈이 생기며 가치관과 성격들이 변화해갔다. 이런 뜻깊은 학교에 보내주시고 나를 위해 인생의 대부분을 투자하신 부모님, 가장 힘들 때 가장 기쁠 때 항상 곁을 지켜주며 나를 웃음 짓게 해 주었던 친구들, 6년간 멘토 선생님은 5명이었지만 한 분 한 분 모두 내 이름을 불러주시며 친한 친구처럼 나를 대해주신 선생님 이런 소중한 분들께 진심을 다해 사랑한다는 한마디를 해보지 못한 게 아쉬워서 졸업식 ‘1분 스피치’ 때 모두들 사랑한다고 하였다. 내 인생에서 사랑한다고 하고 오글거리지 않은 적은 처음이었다. 이런 귀하고 좋은 관계가 앞으로 얼마나 있을지 모르겠지만 소명에서의 6년은 다시 돌아봐도 나에게 너무 행복하고 감사한 시간이었다. 졸업식 이후로 평소처럼 친구들을 만나지 못한다는 생각에 가슴 뭉클하기도 했다. 졸업식이 끝나고 세상에 나아가는 모든 소명인들이 10년 뒤 아니, 20년 뒤에도 건강하고 행복한 모습으로 다시 만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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