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호] 땡스북(THANKS BOOK) VOL.9 - 책에게 보내는 편지, 결혼해도 괜찮아, 박혜란 [소명중고등학교 소식지][소담소담]

땡스북(THANKS BOOK) VOL.9 - 책에게 보내는 편지

인생의 무덤을 천국으로!

'결혼해도 괜찮아, 나무를 심는 사람들, 박혜란'

박혜란 학자님. 정말 우연히 당신을 만났어요.

4월 4일 토요일이었습니다. 저는 늘 하듯이 미금역에 있는 교회 부속 도서관에서 숙제를 하려고 했습니다. 학교 숙제가 너무 많아 어디서부터 시작해야될지 막막했던 저에게 신간 도서 코너에 있던 당신의 책은 굉장히 큰 유혹이었습니다. 제가 관심있는 분야였거든요. 호기심에 책을 펴봤습니다. 첫 페이지에 학자님 사진이 보이더라고요. 여자시더군요, 그것도 결혼 45년차라니, '이 분야의 전문가다!!!' 라는 마음에 바로 읽기 시작했습니다.

책이 웃겼습니다.

학자님은 제가 평소에 생각하고 있었던 50~60 대 어른들과는 성격이 달랐습니다. 솔직한 이야기들과 실제 이야기들을 담은 구조가 정말 재미있었고, 웃겼습니다. 당신의 삶에 대한 이야기는 제게 매력적이었습니다. 무엇보다 학자님의 정서를 솔직하게 표현한 글들과 그 당시의 상황을 신선하게 묘사한 필력과 그림의 조화가 내용을 이해하기 쉽게 하더라구요. 누구나 지상에서 가장 행복한 결혼 생활의 주인공이 되는 것에 대한 로망이 산산조각이 나는 부분은 특히나 흥미로웠습니다. 그 로망을 저도 가지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책을 읽으면서 많은 생각들을 한 것 같습니다.

사실 저는요...

저도 예전의 학자님과 같이 결혼에 대한 로망에 가득차서 결혼을 준비하고 있는 흔치 않은 학생(?) 입니다. 그래서 이 책을 집을 잡았어요. 관심 분야이니까요.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저희 반 친구의 이야기가 계속 떠오르더라고요. 친구가 결혼에 대한 제 로망을 듣더니,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 엄마가 말했는데, 결혼에 대해서 절대 기대하지 말래. 그런데 네가 그렇게 기대하고 있는 것을 보니까 좀 걱정된다."

저는 그때 이런저런 이유를 대면서 행복하게 살 수 있다고 반박했는데, 그런데 지금은 그 친구의 말이 정말 맞다고 생각합니다. 또 저희 반에는 독신으로 살고 싶어하는 아이들이 한 두명 있는데, 그 이유를 이해할 수 있겠더라고요. 결혼에 대해 이미 너무 많이 알아서 그런 삶을 살 바에는 자기만의 삶을 살고 싶어 하는 거라고 감히 추측해 봅니다. 다른 이유가 있을수도 있겠지만, 아무튼 이 책을 읽고 제가 느낀 것은 제 기대치를 완전히 내려놓아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사랑은 예상보다 훨씬 빨리 식어버렸고 실망은 예상보다 훨씬 자주 훨씬 많이 생겨났다. '- 71p -

저는 여기서 '실망' 을 '기대치를 채워주지 못한 것' 이라고  바꾸어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배우자에 대해 기대를 하지 않는다면 실망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있었던 것이죠. 그것이 경제적 요인이든 외모이든, 안정과 정서이든… 배우자로부터 받을 것만 생각한다면 그건 이기심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이기심이 저에게도 많다는 것을 느꼇습니다. 그래서 이 책에서 확실히 한 것 같습니다. 상대에 대한 기대치를 내려놓고 일종의 '희망 없이' 사랑해야 된다는 것을. 이것으로 저는 인생의 무덤을(결혼을) 천국으로 만들어 나가게 할 수 있는 것이겠죠? 당신의 이야기를 저희에게 들려주셔서 주심에 감사합니다. 히히

11학년 경청반 서동현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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